나는 꾸준히 코어 운동을 한다. 플랭크도 하고, 크런치도 하고, 브릿지도 한다. 운동을 좋아한다거나 허리 디스크가 있어서가 아니다. 오로지 더 건강하고 활력 있는 섹슈얼 헬스 라이프를 위해서이다.

back bend

몇 년 전, 며칠을 연속해서 활발한 성관계를 가진 적이 있었다. 철봉에 1초도 제대로 못 매달리는 내가 아침저녁으로 성관계를 해도 지치기는커녕, 더욱 기운이 나서 펄펄 날아다녔으니 확실히 운동 체력과 섹스 체력은 다르구나, 하고 깨달았던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딱 하나의 불편함이 있었으니, 바로 허리가 아프다는 거였다! 마치 월경통이 오듯이 아래 허리가 너무 아팠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가 없어 며칠을 궁시렁거리다가 SNS에 고충을 털어놓았더니, 어떤 분이 답을 주셨다.

‘코어 근육 없이 후배위 하면 허리 아파요.’

그렇다. 나는 코어 근육이 없었던 것이다. 당시에 요가를 하고 있긴 했지만 입문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기도 했고, 그 요가 학원마저 힘들다는 이유로 스트레칭 위주의 쉬운 수업만 골라 들어갔기 때문에 크게 근력이 발달했을 리도 없었다. 그러니 뒤에서 충격이 오는(!) 후배위를, 서로 다른 사람과(!!) 몇 날 며칠을 연속해서(!!!) 했으니 허리가 아플 수밖에.

열렬한 깨달음을 얻은 이후 나는 코어 강화 운동을 조금씩 늘리기 시작했다. 비록 10초를 버티더라도 플랭크의 바른 자세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크런치를 할 때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어떻게든 허리를 조이며 날개뼈를 띄우고, 브릿지를 할 때 어제보다 조금 더 안정적으로 엉덩이를 띄우기 위해 노력한다. 이 모든 것이 오로지 내 트위터 친구의 ‘코어 근육 없이 후배위 하면 허리 아파요’라는 말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squats outside

이 글을 쓰다가 문득 생각해보니, 그 뒤로 그렇게 활발하게 후배위를 연속적으로 한 날도 없고, 아마 그 말을 들은 시점에서도 그럴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어렴풋하게 알았을 텐데 왜 갑자기 불이 붙은 듯 코어 운동을 시작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살다 보니 정말로 코어가 강화되는 것은 성관계 뿐 아니라 자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엎드려서 자위를 하시는 분들! 꼭 코어 근육을 강화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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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페미니스트, 계약직 노동자, 팟캐스터 / 팟캐스트 '페어북 ; 페미니스트 퀴어 북클럽'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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