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 나이가 들면 모든 감각이 좀 둔해지잖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청년일 때와는 느끼는 것도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영 : 아, 좋은 포인트에요. 나이가 들면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변화가 찾아오지만 사실 욕구가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나이가 들어도 우리가 좋아하는 거, 먹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는 다 있잖아요. 성욕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어요. 사회에서 노년층의 성생활에 대해 감추고, 쉬쉬하고, 무시하려고 하니까 그런 부분을 말할 수 없는 거지 어떻게 사람의 욕구가 어느 시점에 싹 없어지겠어요. 그래서 우리는 노년층의 성생활에 대해서도 많이 얘기하고 또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새 : 와, 맞네요. 저도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당연히 어느 시점이 되면 권태기가 찾아오고 자연스럽게 성욕이 사라질 거라고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잘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꼭 노년층의 성생활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마련해보면 좋겠어요.

새 :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저와 인터뷰했던 라일라가 했던 질문인데요. 레즈비언 섹스 때 핀돔이 꼭 필요한가요? 손을 잘 씻고 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라고 물어봤어요. 저도 라일라랑 이 이야기를 할 때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나중에 뒤돌아서 생각해보니 우리가 손 씻자마자 바로 삽입하는 게 아니잖아요. 애무도 있을 거고, 그 과정에서 이불 같은 물체를 만지기도 할 테니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을 수 있겠네요.

영 : 맞아요, 그래서 쓰는 게 좋아요. 요새는 코로나19 때문에 손소독제 같은 걸 많이 써서 성분 때문에 손끝이 갈라지거나 상처가 있을 수 있고, 눈에는 보이지 않아도 상처나 거스러미 같은 게 있을 수 있어요. 또 관계 전에 손톱을 바짝 깎거나 하면 나는 자각을 못하지만 손끝이 민감해질 수도 있거든요. 핀돔(핑거 콘돔)이 아무래도 콘돔과 비교해 가성비도 떨어지고 한 번 할 때 여러 개를 사용해야 하니까 좀 불편할 수 있는데 그래도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핀돔을 하나하나 끼우는 게 불편하면 의료용 글러브 같은 걸 끼고 해도 되고요. 섹스는 현실이니까, 핀돔을 하나하나 끼우는 게 섹시하지 않게 느껴져도 사용하시면 좋겠습니다.

새 : 하나하나 빠짐없이 쾌감이 되고 자극이 되는 정보네요. 감사합니다.

새 : 이제 연말이니까 모두가 그렇듯이 저희도 한 해의 소회를 한 번 나눠볼까요? 블로그 운영 첫해인데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영 : 처음 기획할 때는 한새 님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글을 쓰고 내용도 풍성하게 만들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게 아쉬워요. 한새 님도 계속 자기 글만 올라오면 부담스러웠을 텐데 1년을 꽉 채워줘서 고맙고 미안하고요. 이런 점은 내년에 개선해야 할 것 같고요. 성생활에 관한 정보나 재밌는 이야기를 보고 싶은데 글을 읽는 걸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블로그가 유익한 공간이 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특히 피우다 홈페이지는 법적 성인만 접근할 수 있는데 블로그는 그런 제약이 없어서 그게 제일 큰 장점 같아요. 우리는 때로 타인의 경험을 들으면서 공감하고 또 나는 어떤지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기도 하는데, 한새 님이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로 풀어주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새 : 그렇다면 내년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볼까요?

영 : 위에서 말한 대로 더 다양한 글을 올릴 계획입니다. 일단 성생활용품에 대한 후기를 올리려고 해요.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고 또 제품 고르는 데 도움도 될 거고요. 제품을 관리하는 방법이나 주의사항, 어떻게 버리는지 같은 글도 올릴 계획입니다. 한새 님과의 원고료 협상이 잘 진행된다면(웃음), 한새 님의 글도 계속 올라갈 거고요. 저희가 지금 유튜브에 올리고 있는 영상의 원고를 줄글로 편집해서 올리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진입장벽이 낮고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그러면서도 다채롭고 풍부한 이야기가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새 : 저도 이렇게 언니와 인터뷰를 하니까 새삼 연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에도 또 좋은 글을 쓰자는 마음을 다지게 되네요.

영 : 정한새 파이팅! 자기 자신을 믿으십시오!

새 : 감사합니다(웃음). 바쁘실 텐데 시간 내서 인터뷰해 주셔서 감사해요, 언니.

영 : 재미있는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즐거웠어요. 저도 감사합니다. 독자 여러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메리 클리토리스마스도 보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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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페미니스트, 계약직 노동자, 팟캐스터 / 팟캐스트 '페어북 ; 페미니스트 퀴어 북클럽'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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