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프에서 후기용 제품 협찬을 네 개 주셨는데, 비트가 마지막입니다. 늦게 쓴 이유는 단 하나! 기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고 싶어서! 협찬 받기 전에 제품을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그때 이미 관심이 있었거든요.

쨔쟌! 비트 상자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정열적인 색감! 퀴어의 상징 보라색!

옆면에도 다른 롬프 제품 상자들처럼 간단한 설명이 적혀 있어요. 비트는 6단계 강도의 진동과 4가지의 서로 다른 진동 유형, 방수 기능(물놀이 할 때 바이브레이터라니, 대담하다), 최고 강도 사용 기준으로 60분 간 기기 지속(만세!), 신체에 안전한 실리콘으로 만들어졌으며 속삭이는 정도로 조용하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단 이미지에는 세로 길이만 나와 있어요. 이런 제품은 지름도 중요할 텐데!

그럼 어디 구성품을 구경해볼까요? 롬프 비트 본품과 충전기는 기본이고, 사용설명서와 스티커, 그리고 제품이 만족/불만족스러울 경우 홍보 또는 자사로 연락 달라고 쓰여 있는 카드가 들어있어요. 한국에 수입하는 제품이니만큼 간단하게라도 한국어 설명서가 있으면 좋을텐데… 매번 아쉬운 저… 더 많이 팔리거나 구매자들이 주기적으로 의견 주면 바뀌려나요? 퓨어젤의 종이 낭비 심한 상자도 바뀌었으니까 가능할 것도 같은데…

비트는 이 정도 크기입니다. 손잡이 부분과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는 점이 좋네요. ROMP 라고 브랜드 이름을 새겨 넣은 것도 귀여워요. 몸체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부분이 있어서 삽입할 때 감각이 재밌어요. 더해서 표면 전체에 격자무늬로 한 번 더 굴곡이 있는데 이게 의외의 즐거움을 줍니다. 재질도 부드러워서 만졌을 때 느낌도 좋습니다. 은근히 중독성 있어서 자꾸 만지게 돼요.

뒤로 돌리면 이렇게 충전 케이블을 꽂을 수 있는 구멍이 있습니다. 작고 동그란 구멍에 케이블을 꽂으면 충전이 시작돼요. 좀 빡빡하게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괜찮으니까 끝까지 밀어 넣으면 됩니다.

잘 넣었으면 충전이 시작되면서 본체 전면부에서 불이 들어와 깜빡입니다. 완충 되면 계속 켜져 있어요.

옆에서 보면 이렇게 깜 빡 깜 빡.

여기까지 왔는데 좀 이상하지 않나요. 다 좋은데 도대체 이 제품은 어떻게 키고 끄는 거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죠. 여기서 바로… 비트의 슬픈 점 하나가 등장합니다.

보이시나요, 손잡이가 본체 밑부분에 있습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나는 긴팔원숭이가 아닌데! 여기다 달아놓으면! 어쩌란 말이야! 생김새 상 어디에 스위치를 달아도 애매할 것 같긴 한데, 그렇다면 차라리 브랜드 명을 지금 스위치 위치에 새기고, 거기에 스위치를 달았어도 될 것 같은데요… 정말정말 아쉽습니다. 특히 비트 스위치는 다른 제품들보다 길게 눌러줘야 전원이 켜지거든요. 롬프의 다른 제품들도 마찬가지고, 아예 다른 브랜드의 제품들도 1, 2초 정도만 누르면 전원이 켜지는데 이건 최소 3초는 걸리는 것 같아요. 게다가 생김새도 이래가지고 킬 때 약간 이상해. 삽입부가 위로 오게 하고 전원을 누르면 주사 놓는 사람 같고, 아래로 오게 하고 전원을 누르면 할복하는 사람 같다…

하지만 전원만 잘 켜고 작동을 시작한다면 여러분은 이 제품에 삭 감길 것입니다. 일단 힘이 엄청 좋습니다. 한 번 자위하고 나면 팔이 저릴 정도로 힘이 좋아요. 손에 진동의 잔상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비트를 처음 쓸 때는 꼭 6단계를 다 체험해보려고 하지 말고, 1, 2단계를 왔다 갔다 하며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삽입 자위 시 이전에 사용했던 제품들보다 덜 빠집니다. 자위를 하다 보면 젤이나 체액 때문에 바이브레이터들이 자주 빠지곤 했어요. 특히 생김새에 따른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왼쪽부터 에스핸드 나이트, 프리티러브, 아쳐, 롬프 비트)

사진 보면 알겠지만, 다른 제품들은 삽입부가 제일 두툼하고 안으로 뒤로 갈수록 몸통이 날씬해집니다. 하지만 비트는 삽입부가 뾰죽하게 생겼고 몸통은 전체적으로 균일한 두께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중간이 가는 제품들이 몸에서 덜 빠져나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빠져나가려고 해도 머리가 크니까 걸릴 것 같아서. 그런데 막상 사용해보니 두꺼우면 두꺼운 대로, 가늘면 가는 대로 미끄러우면 쑥쑥 빠지더라고요. 하지만! 비트는! 몸체에 전체적으로 굴곡이 있고, 거기에 더해 표면에 격자무늬로 요철이 있어서 빠짐이 훨씬 덜합니다. 이게 의외로 영향을 주는 것 같더라고요!

또 저는 보통 바이브레이터에 있는 기능 중에 여러 유형으로 진동을 주는(이를테면 강약약 중간약약 같은 것들) 기능을 선호하지 않아요. 그날그날 원하는 강도가 다르기도 하고, 정해져 있으면 아무래도 예측 가능해서 재미없기도 하니까 스스로 필요에 맞춰 강도를 조절하는데 비트는 다릅니다! 제가 직접 강도를 바꿔가면서 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껴지더라고요. 일정한 박자로 설정해놓고 두면 되니까 집중하기도 쉽고, 훨씬 편하고!

이게 무슨 차이일까 생각해보니, 제가 비트와 크기와 두께 면에서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비트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아요. 삽입했을 때 안정감이 느껴집니다. 아쳐는 입문자 용이니 확실히 작고(물론 그것도 안 들어가는 분들이 있습니다요!), 잘로 커리지는 굵어서 몸 상태에 따라 삽입이 안 되는 경우도 있었지요. 그래서 이전에 나이트를 썼을 때 오, 이 정도가 나한테 맞나 보다 했는데! 비트를 써보니 아니었다! 이래서 사람이 여러 제품을 써봐야 하나 봅니다. 크기가 잘 맞으니까 진동이 장단을 맞춰 와도 거슬리는 게 아니고 삽입과 조금이지만 유사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잘 빠지지 않는 것에도 아무래도 영향이 있겠죠?

물론 스위치와 더불어 이 흥분을 다소 감소시키는 요인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빛!!! 빛!!! 이놈의 불빛이 충전할 때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전원을 켰을 때도 들어와요! 그래서 나를 봐! 또! 아쳐랑 마찬가지로! 왜 이렇게 만드는 거예요! 내가 왜 바이브레이터 눈을 보면서 자위를 해야 하는가! 특히 늦은 시간에 어둡게 자위하시는 분들… 잊지 말고 뒤집어서 사용하십시오…

게다가 놀랍게도 번쩍이는 눈과 스위치 위치 빼고는 큰 단점도 없다. 힘이 세서 진동이 잘 전달되고, 그러다보니 꼭 삽입이 아니라 클리토리스 자극만 해도 충분히 느낌이 오더라고요. 젤을 잘 발라서 끝으로 문질문질 하거나 아예 눕혀서 본체로 굴리듯이 자극해도 좋다. 여러분, 저 지금 쓰면서 양손 불끈 쥐고 파이팅 포즈 외쳤습니다. 왜냐, 정말로 좋기 때문이다!

삽입과 클리토리스 자극을 동시에 느끼고 싶으시다면 에어프레셔형 반려가전과 함께 사용해보세요. 개인적으로는 위바이브 멜트나 새티스파이어 1을 추천합니다. 우머나이저 클래식은 앞부분이 튀어나와 있어서 부딪혀요. 그리고 비트가 아쳐나 나이트처럼 유연한 제품이 아니라서 몸체가 짧은 롬프 프리나 우머나이저 스탈렛2는 더 불편할 것 같습니다.

심지어 가격도 저렴해. 원가는 45,000원인데 피우다에서 할인해서 33,000원에 파는 거 아시나요… 가성비 갑이다… 자신에게 맞는 굵기와 길이일 것 같다는 확신이 있으신 분들은 바로 이 제품을 사야 한다. 근데 여러분, 의외로 자기가 좁은 편인지 아닌지 잘 몰라요. 사람과 제품을 포함한 여러 경험을 두루 가지면서 조금씩 감을 익힐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추진력 넘치게 일단 산다!!! 하지 마시고, 차분히 피우다 언니와 상담을 하신 후 구매하시면 만족할 확률이 더 높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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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페미니스트, 계약직 노동자, 팟캐스터 / 팟캐스트 '페어북 ; 페미니스트 퀴어 북클럽'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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